목차
앞의 글에서는 커피의 블렌딩과 관련하여 새로운 커피의 생성, 상업적인 측면에서의 장점, 블렌딩의 종류들에 대해서 이야기하였는데요.
커피 블렌딩을 통한 새로운 커피의 탄생 및 상업적 목적
이번 글에서는 실제 커피를 블렌딩하기 위한 로스팅 방법 및 전체적인 프로세스에 대해서 이해하고 주의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1. 블렌딩과 로스팅의 순서
커피의 블렌딩은 로스팅을 하는 시점에 따라서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1) 로스팅 후 블렌딩(Blending after roasting)
이름에서 알 수 있는 것과 같이 로스팅 후 블렌딩이란 원두들을 각각 로스팅을 한 후에 블렌딩을 하는 방식입니다.
이 방식은 원두들의 특성에 맞게 따로 로스팅을 하기 때문에 원두들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최대한 강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사용하는 원두들의 로스팅이 먼저 마쳤기 때문에 변수가 줄어든다는 편리함이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로스팅을 마무리한 원두를 사용하기 때문에 조합해서 나올 수 있는 원두의 잠재력이 제한되며, 원두마다 로스팅을 해야 하기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2) 블렌딩 후 로스팅(Blending before roasting)
반면 블렌딩 후 로스팅은 세팅한 비율대로 생두를 혼합한 후에 한꺼번에 로스팅하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은 모든 원두를 하나의 동일한 방법으로 로스팅하기 때문에 커피의 풍미가 통일성이 있으며 균일한 맛을 낼 수 있으며 한 번만 로스팅하기 때문에 시간이 적게 걸린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커피마다 가지고 있는 개성을 하나의 로스팅으로 표현하기 때문에 원두가 가지고 있는 최적의 장점을 표현할 수 없으며,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서 비슷한 커피들로만 로스팅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3) 혼합 블렌딩
마지막으로 혼합 블렌딩은 위에서 설명한 두 가지를 혼합해서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우선 특성이 비슷한 원두들끼리 분류하여 A, B그룹으로 나눠고 그룹별로 각각 로스팅한 후 모두 블렌딩하는 것입니다.
2. 명확한 목표와 최적의 커피 조합을 찾으려는 노력
블렌딩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이 만들려고 하는 커피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목표를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커피는 매우 복잡하고 미묘한 맛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블렌딩 과정에서 명확하게 목표를 세우지 않으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게 되기 때문인데요.
따라서 목표는 포괄적으로 산미가 좋은 커피라기보다는, 예를 들어 감귤 및 레몬향이 부각되고 견과류의 향은 줄이며 City정도의 바디감을 갖는 커피라고 구체적으로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생두를 선택할 때는 우선 생두를 세 그룹으로 나눠서 분류합니다.
1) 첫 번째 그룹
커피의 전반적인 느낌을 결정짓는 신맛과 향을 결정하는 그룹이며 여기에 속하는 커피는 대표적으로 에티오피아, 케냐, 코스타리카 커피 등이 있습니다.
2) 두 번째 그룹
커피의 질감과 애프터테이스트를 결정하는 바디와 단맛을 표현하는 그룹으로 인도네시아의 만델링, 과테말라 커피 등이 있습니다.
3) 세 번째 그룹
개성이 약하고 무난한 특징을 지닌 원두들로 다른 원두들과 섞였을 때 중간자의 역할을 해준다. 대표적으로 브라질, 멕시코, 온두라스 등의 중앙아메리카의 커피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이 세 그룹에서 선택된 커피들을 혼합 비율에 맞춰서 섞은 후 로스팅을 진행합니다.
물론 개별 원두들을 먼저 로스팅한 후에 혼합하는 것도 방법이며 이는 만들고자 하는 커피의 목적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이후 만들어진 원두를 커핑을 하여 맛, 향 그리고 바디감을 평가합니다. 아쉽게도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그룹 내에서 생두를 변경하거나 비율을 바꾸고 또는 로스팅의 정도를 바꿔가면서 최적의 조합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합니다.
3. 블렌딩 과정에서 주의할 점
블렌딩 과정에서 주의할 점은 우선 원두의 개수를 너무 많이 사용하지 않는 것입니다.
보통 3개 정도를 사용하며 아무리 많아도 6개를 넘지 않도록 합니다. 이는 원두의 종류가 많아지면 제어해야 하는 변수도 함께 많아지게 되고 원두 간의 비율이 복잡해지며 개별 로스팅을 할 경우 그 과정이 너무 길어지기 때문입니다.
또한 생산량이 적고 특이한 원두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러한 커피들은 합리적인 비용으로 지속적으로 구입하는 것이 힘들고 최악의 경우 구입하지 못하는 경우도 대체할 커피를 찾는 것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블렌딩에 많이 사용되는 원두는 예전에는 저렴하고 대량으로 생산되며 개성이 무난한 로부스타 원두를 많이 사용했지만 최근에는 블렌딩을 통해 개성이 넘치는 커피를 만드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아서 아라비카 원두들을 블렌딩에 적극 사용하기도 합니다.
블렌딩은 비싼 커피들로만 혼합하여 사용한다고 맛있는 커피가 나오는 것이 아니며, 원두의 특성을 정확하게 이해하여 서로의 장점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단점을 상쇄시켜 주는 매우 조화로운 과정입니다.
이를 통해서 단일 원두에서는 느낄 수 없는 환상적인 커피가 만들어지기도 하기 때문에 유명 커피숍의 시그니처 블렌드 커피를 사람들이 많이 찾는 이유이기도 합니다.